닫기
 서브메인

페이스북 트위터
새로운 시작_국어수업이야기_2023_03_22
  • 작성자 : 김현주

수업이야기_국어_새로운 시작_2023_03_22

교사 김 현 주

 

새로운 시작, 새로운 학년, 새로운 아이들

 

[주제 : 2023학년도 국어 수업 시작하기]

[기간 : 03.21.(), 03.22.() 2]

 

2023학년이 시작되었다. 물론 11일이 새해의 첫날이지만 학교는 모름지기 32일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는 순간이 진정한 시작일 터! 그러나 새울은 조금 다르다. 314일에 1차 입교생을 맞이했다. 1년 단위 위탁교육기관이라는 특수성 탓에 일반 학교에서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고 새울에 위탁을 의뢰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314일 화요일부터 317일 금요일까지 4일간은 새울적응프로그램 기간. 수업은 그 다음 주인 320일 월요일부터 시작했다. 국어 교과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편성되어 있어 321일 화요일에 드디어 아이들과 수업에서 만났다.

 

떨리고 긴장되고 두근거리고... 교사라면 누구나 느끼는 새 학년의 감정과 함께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저런 작은 준비를 했다. 작년 1년 동안 새울에서의 첫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더 치열하게 더 노력하며 더 세심하게 아이들과 만나리라는 결심과 함께.

국어 교재를 새롭게 만들었다. 길게는 1, 짧게는 4개월여의 기간을 새울에서 보내는 아이들을 위한 국어 수업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고민 끝에 일반 학교 국어 수업이 새울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경험에서 우러난 판단 끝에 교재를 대폭 수정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국어의 영역은 (1)듣기 말하기 (2)읽기 (3)쓰기 (4)문법 (5)문학.

우리 아이들의 수준과 흥미에 걸맞는 내용과 주제를 선정하여 이것을 텍스트로 읽기와 결합하여 자신의 생각을 쓰고, 말하고,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을 쓰기가 아닌 다른 형태로도 만들기. PPT, 만화, 포스터, 그림 등등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하였다. 또한 때로는 친구들과 협업하여 모둠 작품으로 만드는 방식도 구상했다. 문법과 맞춤법은 글쓰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설계하였다. 화요일은 문학 작품을 소재로, 수요일은 EBS 지식채널e 영상을 소재로 선택하여 주당 2시간 수업의 틀을 형성했다.

교재는 시기별로 나누어주고 클리어파일에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 이름을 하나 하나 견출지에 써서 클리어파일에 붙이고 첫 시간 교재를 넣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도서실에서 국어 수업을 진행한다. 새울의 도서실은 좌식 형태라서 아이들은 바닥에 앉아서 낮은 책상을 하나씩 들고 수업을 받는다. 서당식 교육이라고 할까? 처음 해보는 형태라 아이들이 낯설지 않도록 사진을 찍어 화면에 띄워서 안내했다. 시각으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런 안내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울에서의 수준별 수업. 기본 보통 심화. 올해는 국어, 사회, 수학 3과목으로 진행한다. 수학과 사회는 올해 새울에 새로 오신 선생님들. 다행히, 아니 너무 감사하게 수준별 수업에 대해 인정하시고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신다. 수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너무 큰 위안이 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느낌이었다. 새울적응프로그램 기간 중 실시한 진단평가를 통해 아이들을 3단계로 나누고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선생님들과 상의했다. 이후에도 수시로 수업과 아이들에 대해 협의하고 함께 해나가자고 마음을 모았다.

 

국어 첫 시간. 문학작품 읽기. 1시간 동안 진행할 수 있는 텍스트를 골랐다. 위탁 교육 기관이라는 특성상 1년 동안 꾸준히 배움을 이어가기 어려운 면이 있어서 1시간 동안에 완결할 수 있는 소재와 구성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작년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수준별 수업은 텍스트는 동일한 것으로 고르되, 내용을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문항을 단계별로 구성하였다. 첫 시간 국어 수업의 결론은... 감동!!! 우리 아이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흥미있게 진지하게 수업을 따라와주었고, 과제를 수행했다. 수준별 문항도 예상이 적중하여 각각 단계에 맞는 답변을 작성하여 완수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국어 둘째 시간. 영상논술. 작년의 기억이 떠올라 긴장되는 시간이었다. 주제가 명확한 영상을 보면서 국어 능력 함양만이 아니라 시민의식을 함께 키우고자 하는 방향을 아이들이 불편해했었다. 왜 가난한 아이들을 도와야 하느냐. 우리는 부자다 등등 작년 아이들의 목소리가 다시 맴돌았다. 그렇지만 교육이 해야할 일, 학교가 가르쳐야 할 덕목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교재를 더 치밀하게 구성하였다. 영상 시간은 수업의 절반 이하로, 답변은 수준별로 구성하되 아이들이 바로 대답할 수 있는 것부터 서서히 생각을 이끌어내도록 단계별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인권에 대한 내용을 영상논술의 첫 시간 주제로 골랐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 국어 수업의 결론은... 역시 감동!!! 아이들이 영상에 몰입하고 각자 생각을 이야기해주었다. 인권은 누구나 갖는 권리이며, 가장 어려운 사람부터 먼저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결론을 저마다 자신의 언어로 표현했다. 교사로서 자부심을 얻고 행복하고 감동받는 것은 역시 수업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제 시작. 때로 좌절도 있겠지만 시작의 감동을 끝까지 이어나가고 싶다. 게다가 함께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는 동료가 있어 든든하기 이를데 없다. 수학 수업은 아이들 편차가 커서 전원 개별 지도를 해주신다고. 수학을 포기했다던 아이들인데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감동은 계속 된다^^

 
등록폼
댓글작성